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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인터넷과 지식기술>의  첫 수업시간에 봤던 TED강연, <<케빈 켈리-웹의 향후 5000일>>.
'인터넷'과 '지식기술'이 뭔지 전혀 알지 못한 상황에서 처음 이 강연을 들었을 때는 '학술적인 강연'이 아니라 단지 SF영화에서나 나올법한 공상, 인간의 고유한 가치를 경시하고 기술의 진보를 종교처럼 떠받드는 사이비 같아서 불쾌하기도하고 헛웃음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케빈 켈리의 이 짧은 얘기가 이번 학기 수업의, 아니 앞으로의 인터넷 환경 변화의 '핵심'임은 틀림없다. 그리고 케빈 켈리는 대단한 통찰력으로 이 변화의 핵심을 '콕'집어 '재미있는 소설이나 동화' 처럼 우리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그래서 케빈 켈리가 이 강연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사실은 매우 스케일이 큰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으로 '인터넷과 지식기술' 분야에 대해 생각보기에 앞서 다루어보고자한다.


2. 케빈 켈리, <웹의 향후 5000일>

                                     

(http://www.ted.com/talks/lang/kor/kevin_kelly_on_the_next_5_000_days_of_the_web.html 에서 한글 자막으로 볼 수 있다. ) 

    케빈 켈리의 웹에 대한 생각은 다음과 같은 그의 호기심에서 시작된다: "과거에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던 수많은 일들이 최근 5000일 동안 웹의 발전을 통해 이루어졌는데, 그렇다면 앞으로의 5000일 동안에는 어떤 일이 생길까?  어떤 상상이 현실이 될까?"

      
    그가 내린 답은 아주 간단하다.  "우리는 global한 하나의 기계를 갖게 되고, 개인의 조그만 디바이스는 그 기계를 들여다 보는 작은 창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global한 하나의 기계란 웹이 거대해진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그의 이러한 생각은 지금 클라우드 컴퓨팅의 발전을 생각해보면 더 쉽게 와닿는다. 애플, 아마존, 삼성, 구글 등 많은 회사들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서버를 구축하고 있고 그 발전속도는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나의 경우만 하더라도 작년까지는 USB를 항상 들고 다니면서 과제를 수정, 출력했었는데, 언젠가부터는 KT의 U-cloud를 통해 문서, 영상, 음악 등을 저장한다. 내가 상대적으로 IT에 밝은 사람, 신기술을 먼저 수용하는 사람이 아님을 감안하면 클라우드 컴퓨팅은 곧, 아니 어쩌면 이미 일반 사람들이 '당연하게' 사용하는 기술이 되어 버렸을지도 모른다.

    한편 "이 기계의 사이즈와 복잡성은 인간의 뇌와 유사한데, 실제로 뇌가 작동하는 방식과 웹이 돌아가는 방식은 거의 같다." (이를 뒷받침하면서 케빈 켈리는 다양한 수치들을 들고있는데, 한번 들어보면 굉장히 흥미롭다.) 지금 이 기계가 1HB(Human Brain)라면, 그 진화 속도에 비추어 계산해 보았을 때, 30년 후에는 60억HB가 된다. 반면 인간의 뇌가 진화하는 속도는 이처럼 빠르지 않기 때문에, 2040년에는 이 기계의 전체 처리용량이 인류의 총 처리용량을 앞지르게 될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고, 아마도 많은 미래학자들은 이러한 관점에서 "인간이 기계에 역전 당한다"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나는 문득, 수잔 블랙모어의 <Teme>이라는 개념이 떠올랐다. 이 기계의 진화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는 사실과 더불어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우리가 개발한 기술이 사실은 그 '스스로' 복제 가능성을 지닌 것이며 사실은 인간이 (우리가 그 기술을 우리 자신을 위해 복제한다고 믿고있지만) '그 복제가능성을 지닌 기술을 옮기는 기계'일지도 모른다는 주장은 케빈 켈리의 궁극적인 주장(믿음)을 강하게 뒷받침해 주는 것 같다. 
 


                                                                   
                                                   <참고: 수잔 블랙모어, Teme> 

                          

(http://www.ted.com/talks/lang/eng/susan_blackmore_on_memes_and_temes.html에서 한글 자막으로 볼 수 있다.)




   케빈 켈리는 이러한 현상에 따른 세가지 결과를 예측한다. 첫 째, 기본적으로 이 기계는 형태를 갖추게 된다는 것-즉 체화한다는 것이다. 이는 앞서 말한대로 지금의 클라우드 컴퓨팅이 확대된 형태를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쉬울것 같다. 하나의 거대한 웹이 존재하고 언제 어디에서나 그 웹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질 것이다. 그 환경안에서 전자적인 디바이스 뿐만아니라 모든 사물들-어쩌면 사람들까지도 웹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케빈 켈리는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매체의 기본 법칙이 변화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는데, 관심이 새로운 화폐가 된다든지, '맥클루한의 반전'이라 부르는 현상이 나타난다든지 하는 그의 주장은 꽤 흥미롭다. 특히 '관심'이 새로운 화폐가 된다는 주장은 요즘 소셜웹을 통해 나타나는 현상과 꽤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두 번째로, 웹의 아키텍처가 재정비 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시멘틱 웹의 형태로 재정비 되어 웹상의 데이터와 데이터간의 연결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러한 형태로 웹이 바뀔경우 웹은 더 잘 짜여진 데이터베이스가 되는데, 이를 통해 우리는 어마어마하게 편리해질 수 있다.  내가 상상하는 시멘틱 웹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만약 내가 시멘틱 웹에서 <슈톡하우젠>의 어떤 작품에 대한 음원을 찾는 경우,  '음원 데이터'끼리 서로 연결되어 있기때문에 지금처럼 외국 사이트에서 그 음원을 검색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지 않고도 바로 다른 나라의 웹페이지에 있는 데이터에 접근 가능할 것이다. (이 얼마나 환상적인 일인가!!! 이렇게만 된다면 공부를 더 수월하게 할 수 있겠지!!!! >_<) 

   마지막으로, 케빈 켈리는 우리들이 이 기계에 완전히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극단적인 예로 그는 자신의 전화번호가 기억나지 않으면 구글에게 물어본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그는 그의 정보를 완전히 투명하게 공개해버리는 것이다. 케빈 켈리에 따르면 이렇게 '편리'한 기능을 위해서는 자신의 정보를 공개하는 '대가'를 치뤄야만 한다. 그는 이런 현상이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라고 하는데, 왜냐하면 우리가 이미 '문자'라는 도구에 의존하는 것 처럼 분명 언젠가는 '웹' 이라는 도구에 종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3. 미래의 웹의 두 얼굴 

   케빈 켈리의 통찰력은 실로 놀랍다. 케빈 켈리가 주장하는 모든 것들은 이미 현재 진행형이다. 그의 주장처럼 미래의 웹은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해 줄것이다.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컴퓨팅 환경, 그리고 데이터의 연결을 통한 리서치는 우리의 활동, 지식, 생각의 확장을 가져다줄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치뤄야하는 대가 역시 크다. 케빈 켈리는 개인의 정보를 완전히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말하지만, 그는 개인 정보 공개에 따르는 부작용을 간과하고있다. 아니 무시하고 있다. 지금도 웹상에 돌아다니는 개인 정보 때문에 금전적인 피해를 보거나, 소위 말하는 것처럼 '신상이 털려' 사회생활이 불가능 해진 사람들이 많다. 개인 정보가 완전하게 공개되는 미래에는 어떤 범죄가 일어날지... 상상만해도 끔찍하다. 편리해지기 위해 치룰 대가치고는 너무 큰 것이 아닌가?  혹자는 "교육을 통해" 이러한 범죄를 예방할 수 있을것이라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허황된 것이다. 교육은 어느 시대에나 있어왔고 그 질이 향상되어 왔지만, 범죄가 없던 시대 역시 없지 않은가? 교육이 강화되는 만큼이나 범죄를 저지르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어느 한 쪽을 선택한다. 모든 사람이 옳다고 교육받은 자신의 '윤리'를 따르지는 않는다. 범죄가 쉬운 환경이 될 수록 '윤리'를 저버리는 사람이 "많아질"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타당할 것이다. 과연 우리는 웹이 발전하는 속도에 맞추어 우리의 사이버 윤리를 최대한으로 강화 시킬 수 있을까?

   또한 케빈 켈리가 예측하는 것 처럼, 인간이 그 기계에 완전히 종속되어 버리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하고 긍정적인 현상인 것일까? 그가 지적한 것 처럼 기계의 발전 속도는 인간의 발전 속도보다 빠르다. 인공지능을 가지게 된 기계(또는 기술)는 수잔 블랙모어가 주장한 것처럼 스스로 복제되고 전파되는 힘을 지닐것이다. 그렇다면 더이상 미래의 웹은 '수단'이 아니다. 케빈 켈리는 기계에 대한 의존을 문자에 대한 의존에 비유하면서 당연한 것이라 우리를 납득시키지만,  이같은 점을 생각해 볼때 기계에 대한 의존이 얼마나 큰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다. 몇 백년 동안 문자는 그저 인간의 사고를 확장시키기 위한 수단이었다. 문자가 지능을 가질 가능성은 없다. 그리고 몇 백년이 더 지나도 문자는 그저 인간을 위한 '수단'이다. 하지만 이 기계는 항상 진화하고 '수단'을 넘어서 우리와 상호작용하는 거대한 '유기체'가 될 것이다. 우리의 편리를 위해서 발전시키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것이 스스로 복제되고 있고 오히려 우리가 그것을 옮기는 기계가 되어 버려 있을지도 모른다. 미래의 컴퓨팅 환경에서 우리는 진화할 것인가? 아니면 퇴보할 것인가?

4. 마치며

   케빈 켈리의 강연을 통해 향후 웹의 발전에 있어 중요한 이슈들을 살펴보았다. 미래의 웹이 우리에게 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지금도 웹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미래의 웹의 긍정적인 결과만을 부각시켜 사용하기 위해서, 우리는 '기술'에 주목하는 한편 그 기술에 대한 '철학'을 확고히 해야할 것이다. "우리는 미래의 웹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며, 어떤 준비를 해야하며, 그것을 어떻게 발전시켜야하는가?"  언제나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기를... 그리고 그 답을 찾아가기를... 

 

Posted by 도도미♥